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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3.-경남도민일보] 인생이라는 전(煎)은 스스로 뒤집어야 제맛입니다
작성자 *** 등록일 2026.07.22

[기고] 인생이라는 전(煎)은 스스로 뒤집어야 제맛입니다 < 3.15광장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경남도민일보


맵싸한 김치와 부드러운 반죽이 달궈진 불판 위에서 ‘바삭’하게 익어가는 조화로움은 우리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맛있는 전을 부치기 위해 적절한 화력과 인내의 기다림이 필수적이듯, 우리 아이들이 삶의 현장에서 단단한 ‘자립’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학부모님과 소중한 마음을 나누고자 합니다.

자립이라는 것은 결코 거창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 이불 속에서 시작되는 ‘나만의 기적’입니다. 가끔 지각하는 아이들이 “엄마가 안 깨워줬어요”라며 투정을 부리곤 하지만, 진정한 삶의 주권은 ‘나’에게 있어야 합니다. 알람 소리에 맞춰 스스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는 작은 힘이야말로 인생의 주인으로 서는 첫걸음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는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조금만 더 뒤에서 지켜봐 주시길 권합니다.

이러한 일상의 자립은 곧 삶을 대하는 ‘마음의 결’로 이어집니다. 세상은 머리 좋은 아이보다 끝내 해내는 아이를 더 멀리, 더 깊게 성장시킵니다. 성취의 핵심은 지능이 아니라 결국 습관과 태도에 있기 때문입니다. 급식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인내, 뒷정리를 말끔히 하는 배려, 어르신을 향한 공감의 시선을 갖춘 아이는 배움의 과정에서도 빛이 납니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끈기 있게 마침표를 찍어내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곁에서 따뜻하게 격려해 주십시오.

하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복병이 있습니다. 바로 SNS에 ‘도둑맞은 집중력’입니다. 요한 하리는 그의 저서를 통해 디지털 자극이 아이들의 깊은 사유를 가로막는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화면 속 타인의 일상에서 잠시 ‘로그아웃’하고,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하루 10분이라도 마주 앉아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누고, 직접 연필을 잡아 일기를 쓰며 산책길의 바람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십시오. 이러한 사색의 여유가 아이의 내면을 비로소 깊게 만듭니다.

내면이 깊어진 아이는 주변을 향해 온기를 전할 줄도 압니다. 우리 삼천포제일중학교가 펼치는 ‘고·소·미(고笑미) 캠페인’이 그 시작입니다. 급식소 조리 종사원분들께 전하는 “맛있습니다!”라는 인사와 친구에게 건네는 “미안해”라는 진심 어린 사과는 일상의 배려를 넘어 존중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가정에서도 아이가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할 때 아낌없이 칭찬해 주십시오. 이 작은 외침이 학교 담장을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 기분 좋게 닿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실 김치전도 센 불에 서두르면 겉만 타고 속은 설익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의 성장 역시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재촉하기보다, 우리 아이만의 고유한 ‘맛’이 충분히 살아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익어가는 그 시간이 바로 성장의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학교는 아이들의 꿈이 바삭하게 익어가는 공간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내 인생의 당당한 요리사’가 되어 저마다의 맛있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저 또한 기꺼이 앞치마를 두르고 교육의 현장에서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제 속도에 맞춰 인생을 멋지게 구워낼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도 아이들의 가장 든든한 ‘팬(Fan)’이자 ‘팬(Pan)’이 되어주시길 소망합니다.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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