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제일중학교

삼천포제일중학교

전체 메뉴

삼천포제일중학교

게시 설정 기간
상세보기
[2026.7.6.-경남도민일보] 오독(五讀)오독(誤讀) 씹어먹는 사랑
작성자 *** 등록일 2026.07.30

[기고] 오독(五讀)오독(誤讀) 씹어먹는 사랑 < 3.15광장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경남도민일보

[기고] 오독(五讀)오독(誤讀) 씹어먹는 사랑

어느덧 아이들이 기다리던 방학이 다가왔습니다. 보호자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세심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문득 ‘사랑하는 이를 향한 마음’과 ‘책읽기’를 견주어 보았던 20대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연인을 향했던 ‘독서법’이 사춘기 아이들을 바라보는 보호자님의 마음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올여름 방학, ‘우리 아이’라는 소중한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사랑은 정독(精讀)입니다.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 어조와 억양 하나하나를 허투루 넘기지 않고 꼼꼼하게 읽어주세요. 아이가 바라보는 곳이 어디인지, 말 못 하는 속내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촘촘히 살펴야 합니다.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우리 아이의 ‘눈, 코, 입, 작은 손톱까지’다 느끼고 기억하겠다는 마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봐 주세요. 세밀한 관심만이 아이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됩니다.

둘째, 사랑은 속독(速讀)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의 감정은 날씨보다 변화무쌍합니다. 아이의 눈빛이 바뀌는 순간, 입술이 움찔대는 찰나를 재빠르게 감지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소설 <동백꽃>의 점순이가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괜히 심술을 부린 게 아닙니다. 보호자의 반응이 너무 느리면, 아이는 마음을 닫아버릴지도 모릅니다.

셋째, 사랑은 낭독(朗讀)입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 소리 내지 않는 사랑은 공허합니다. 마음속으로만 사랑하고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으면, 그 따뜻한 마음은 아이에게 닿지 못한 채 갇혀버립니다. ‘사랑한다’, ‘고맙다’,‘네가 있어 행복하다’라는 말을 아끼지 마세요. 따뜻한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사랑의 언어가 아이의 자존감을 키웁니다.

넷째, 사랑은 다독(多讀)입니다. 아이가 겪은 하루, 아이가 가진 작은 상처, 그리고 아이가 가슴속에 품은 꿈과 미래를 두루두루 읽어주셔야 합니다. 단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의 편견이 무섭듯, 보호자의 단편적인 시선(예를 들면 성적이나 외모)으로만 아이를 재단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슬픔도 읽고, 기쁨도 읽고, 엉뚱함도 읽어줄 때, 비로소 ‘내 아이’라는 깊은 책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오독(誤讀)도 사랑의 일부입니다. 보호자라고 해서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아이의 의도를 잘못 읽고 오해하여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서운한 감정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독(誤讀)의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함을 전하는 순간, 보호자와 자녀 사이에는 더 깊은 이해의 닻이 올라갑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사랑은 더욱 짙어질 것입니다.

이번 여름방학은 우리 삼천포제일중학교의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청소년들이, 가정 안에서 ‘오독오독’ 씹어먹는 깊은 사랑을 듬뿍 느끼며 성장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치전 삼천포제일중학교 교장

출처 : 경남도민일보(https://www.idomin.com)

게시글 삭제사유

게시 설정 기간 ~ 기간 지우기